대법관 국회 임명동의 과정에서 현직 판사가 특정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 내부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확산할지, 김 후보자가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4일 대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송승용(38·연수원 29기·사진) 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올린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관 및 법원 구성원들의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판사는 미국 연방대법원 홈페이지에 연방대법관 호칭을 ‘정의(Justice)’라고 소개한 것을 예로 들면서 대법관이 사회에서 갖는 의미와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 해결을 더 이상 국회에서의 정략적 타협이나 후보자 개인의 자진사퇴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김 후보자 임명제청 철회를 대법원에 건의했다. 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 강화를 통해 다시는 부적격 후보자가 추천·제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소수자,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법관의 인적 구성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 내부에서는 송 판사 글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결격 사유가 있는 후보 한 명 때문에 사법부가 흔들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등 법적 잣대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여러 문제가 불거진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면 정의가 바로 서겠느냐”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통령 동의를 거쳐 국회로 넘어간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을 철회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판사도 있다. 국회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회의 처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영·이유진 기자 sisleyj@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