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햇살이 눈부신 5월은 결혼하기 좋은 달이다. 요즘은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화려하고 개성 있는 프러포즈를 한다.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리기도 하고, 친구가 동원되기도 하고, 바쁜 예비신랑 대신 프러포즈를 준비해주는 이벤트 회사도 있다. 결혼 전 프러포즈가 마치 사랑의 양을 측정하는 저울이 된 듯해 씁쓸하다. 알맹이보다 겉치레만 중시 여기는 풍토가 오랜 추억으로 남을 사랑의 가장 적극적인 표현인 프러포즈까지 침범한 느낌이다. 결코 과시용으로 요란스럽지 않고 소박하지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프러포즈야말로 많은 예비신부를 행복하게 해주는 가슴 설레는 선물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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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경 작가 |
영화 ‘빅피쉬’에서는 남자주인공 유언 맥그리거가 사랑하는 여자 앨리슨 로먼이 황금 수선화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미국 전역을 뒤져서 황금수선화를 구해와 앞마당을 가득 장식한다, 수선화가 바람에 흔들이는 모습이 마치 마음을 받아 달라는 간곡한 손짓 같기도 하다.
영화 ‘귀여운 여인’은 백만장자이면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리처드 기어가 거리의 여자인 줄리아 로버츠를 사랑하게 된다. 줄리아 로버츠 역시 리처드 기어를 사랑하게 되고 그래서 그의 곁을 떠난다.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통속성을 한 방에 부순 건 오픈 카를 타고 꽃다발을 흔들며 줄리아 로버츠의 낡고 초라한 집으로 달려가는 리처드 기어의 박력이다. 한손에 꽃을 들고 어렵게 철제 사다리를 올라가 프러포즈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탄성을 지른다. 고소공포증과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의 위대함을 봤기 때문이다.
평범한 남자 주인공 휴 그랜트와 슈퍼 스타인 여자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의 사랑을 그린 영화 ‘노팅힐’은 서정적인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소심남인 남자 주인공은 신분의 차이를 극복 못하고 돌아 선다. 하지만 영국을 떠나기 전 여주인공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간다. 사랑을 포기할 이유는 오직 사랑이 사라져 버렸을 때 뿐이라고 느낀 남자 주인공 휴 그랜트는 인터뷰 장소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이렇듯 방법은 다양하지만 ‘진심’과 ‘용기’를 다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프러포즈하는가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가가 중요한 건 말할 것도 없다. 흔히 무릎을 꿇고 장미다발이나 반지를 받치는 경우가 많은데 무릎만 꿇었지 상대방에게 가는 마음은 고개 숙여 겸손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인가.
조연경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