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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 2의 윤창중’ 안 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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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잘못’ 다수의견 귀 기울였다면…
진실규명·문책, 국격 보호 병행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사과는 ‘윤창중 스캔들’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의 성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온라인상에서는 가십성 소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나라는 해외 토픽감으로 전락했고 국격(國格)은 추락했다.

더욱 볼썽사나운 것은 사태 이후다. 청와대 전 대변인과 홍보수석은 진실공방을 벌이며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모습이다. 한때나마 대한민국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행태라고 하기 어렵다. 이러니 청와대의 상황파악 및 대응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사태 발생 25시간 만에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것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윤씨의 말 바꾸기다. 그가 귀국 직후 청와대에 제출한 진술의 내용과 며칠 후 기자회견의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런 사안의 경우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사실 여부를 떠나 청와대 대변인이 추문의 당사자가 됐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이번 사태로 박 대통령도 정치적 상처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4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주에는 58%에 이르렀다.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지지도다. ‘대북정책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소신 있는 국정운영’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지도 상승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금주 이후 ‘윤창중 스캔들’이 여론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대통령 지지도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취임 후 대통령 지지도의 추이를 통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와 관련이 있다. 조사를 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그 원인으로 ‘인사 잘못’을 지적했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18%가 그랬다. 4월 2주차에는 ‘인사 잘못’을 지적하는 비율이 51%까지 치솟았다. 물론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원인으로 인사 잘못이 지적되는 비중은 그 이후 계속 줄어들었다.

대통령의 첫 인사로서 윤씨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있었다.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다수 의견이 그랬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는 다수의 선택이 적절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실규명이 우선이다. 다음은 책임이다. 대통령도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아가 대통령은 “관련자들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때 진실규명과 문책은 국격과 대통령직을 보호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라와 청와대가 해외 토픽감으로 희화화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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