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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광장]‘윤창중스캔들’ 단발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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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적 리더십으론 성공하지 못해
고립주의 탈피 못하면 도루묵 될 것
스캔들이 터져 나왔을 때 유일하게 살아날 길은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다. 피해를 볼 것이 두려워 거짓말로 모면하려 하면 더 깊은 함정으로 빠진다. 윤창중스캔들도 마찬가지다. 초장에 정직하게 대응했다면 권력에 취한 인간의 추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막을 내렸을 것이다. 청와대가 조폭기업처럼 축소·은폐에 거짓말을 보태고 진흙탕싸움을 벌이면서 게이트 수준으로 비화됐다. 밑바닥 수준의 청와대 속살을 한순간에 보여준 것이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백일이 안 돼 반성문을 썼지만, 두 전직에 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던져진 숙제는 훨씬 어렵다. 인사문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80일도 안 돼 이미 다섯 차례 사과했다. 모두 인사문제 범주 안에 있다. 이명박정부도 인사 실패로 뒤뚱거렸지만 이 정도로 헤매지 않았다.

윤창중은 박 대통령의 1호 인사다. 누가 봐도 그의 글은 편파적이었고 인신공격적이었으며 분열적이었다. 글은 글쓴이의 인격이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그를 청와대 대변인 자리에 앉혔다. 윤창중이 말했듯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얼굴이다. 박 대통령이 그자리에 앉혔으니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귀속된다. 윤창중스캔들은 이 정부의 최대 취약점이 인사문제라는 걸 거듭 말해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나홀로 인사, 수첩인사를 시정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윤창중스캔들은 이어질 것이다.

변혁적 리더십은 시대를 선도하고 역사에 기록되는 업적을 남긴다. 대통령과 참모가 모두 국민에 대한 책임의식,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반면 거래적 리더십은 충성심을 받고 권력을 나눠주는 행태다. 지금의 청와대 참모들이 거래적 리더십의 산물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는 순간 참모들은 국민에게 송구스러운 표정을 짓는 대신에 대통령의 사과문 내용을 메모하고 있었다. 참모들이 대통령 앞에서 쩔쩔매고 대통령이 말하면 뭐든 상관없이 고개를 숙인 채 무조건 받아적는 청와대 풍토는 변혁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

지금의 청와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돼 있다. 국격이 무너지는 윤창중스캔들이 터져도 만 하루가 지날 동안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너절한 행각을 벌인 윤창중은 경제사절단으로 간 재벌 총수들에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는 국민을 대표하는 기자들에겐 고압적이면서 재벌 총수들에겐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를 보였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한술 더 떴다. 윤창중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이들의 인성이 원래 이렇게 비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은 대통령 위에 있다. 이 엄연한 사실은 헌법 제1조 2항에 규정돼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 헌법 조문을 사무실 벽에 붙여 놓아야 한다.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국민을 무섭게 봐야 한다. 그런 공인의식을 가진 참모들을 주변에 두는 게 첫걸음이다.

잘못된 청와대 문화를 바꾸는 게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경호실을 비서실에서 떼어 내 대통령을 과도하게 고립·분리시킨 게 문제의 한 요인이라면 이 또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회피하는 것도 청와대를 단절된 공간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의 지도자처럼,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적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다.

리더에겐 먹고 말하고 숨쉬고 자는 모든 게 일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더하다. 일하는 시간이 사실상 하루의 전부여서 일하는 것과 쉬는 것의 불균형은 극심하다. 그건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거기에 훌륭한 참모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적절한 일과 권한을 주며 그만큼 책임을 지게 해야 성공하는 리더십이 완성되는 것이다.

윤창중스캔들에서 현재의 청와대 참모들은 여러모로 부족하고 기본이 돼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본이 안 된 사람들을 두고 땜질처방만 할 것인가. 위기는 겹쳐서 오는 법이다. 청와대의 민낯을 보여준 윤창중스캔들로 박근혜 리더십은 위태위태함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