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프로야구 KIA와 SK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KIA는 SK로부터 송은범, 신승현(사진)을 받고, SK는 김상현과 진해수를 데려왔다. 당시만 해도 주연은 송은범과 김상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은범은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소화 가능한 SK의 우완 에이스였고, 김상현은 2009년 KIA의 ‘V10’을 이끌었던 거포였기 때문이다. 불펜이 허약한 KIA와 최정 외에 우타 거포가 부족한 SK에 송은범과 김상현은 각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안성맞춤 카드였다.
트레이드 이후 열흘가량이 흘렀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지금까지 이적생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확실히 SK가 손해다. 송은범 때문이 아니다. 곁가지에 불과한 줄 알았던 신승현만이 홀로 맹활약하고 있는 반면 송은범과 김상현, 진해수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빅딜의 진짜 주인공은 사실 신승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신승현은 이적 후 4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어느덧 KIA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탈삼진은 이닝당 1개가 넘는 9개나 뽑아낼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적 직전까지 3군에 있었던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성적이다.
14일에는 친정팀 SK를 상대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3266일 만에 홀드를 기록했다. 15일에는 3-3 동점 상황에서 올라와 홈런·타점 1위를 달리던 최정을 삼진 처리하는 등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140㎞ 중·후반까지 찍는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 과감하게 정면 승부하는 적극성이 돋보인다.
반면 송은범은 지난 12일 삼성전에서 4-1 상황에서 등판해 역전을 허용했다. 15일에는 연장 11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 폭투로 결승점을 내줬다. 선동렬 KIA 감독은 여전히 믿음을 보내고 있지만,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상현도 이적 직후 첫 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7경기에서 26타수 3안타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진해수도 매경기 실점하고 있다.
빅딜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선 신승현이 새로운 이적 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2000년 프로 입문 뒤 2005년 12승9패, 평균자책점 3.38로 첫 번째 전성기를 보냈던 신승현이 두 번째 팀인 KIA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