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르한 파묵’(민음사)이란 책을 펴낸 이씨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출간한 번역서와 달리 이번 책은 파묵의 문학 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연구서다. 파묵 소설 애독자들도 잘 모르는 파묵의 인간적 면모까지 낱낱이 그려내 호응이 뜨겁다.
“번역자가 연구서를 펴낸 건 이번이 최초일 겁니다. 나는 2000년 처음 파묵과 대면한 이래 13년간 친분을 쌓아왔죠. 파묵이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 방한했을 때 통역도 맡았고요. 작가 대 번역자로 만났지만 이제는 내 삶과 학문의 ‘멘토’이자 ‘롤모델’이 되었죠.”
이씨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원하는 한국 작가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녀에 따르면 파묵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을 써라. 나는 이스탄불 시민들의 삶을 우리 가족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뤘다”고 답했다.
“파묵이 그동안 쓴 소설 중 ‘눈’ 하나만 빼고 전부 이스탄불이 배경입니다. 파묵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외국인들 사이에 이스탄불 문학기행이 유행했죠. 소설에 나오는 모든 지명과 건물이 이스탄불 시내에 그대로 있으니까요.”
이씨는 파묵의 영어 실력과 성실성도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룬 비결로 꼽았다. “파묵은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로 일하며 세계의 중심지 뉴욕에서 매년 일정한 기간을 보내죠. 그렇게 세계 문학과 호흡하는 겁니다. 또 매일 아침 9시 집필실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글을 쓸 만큼 끈질겨요. 그의 하루 일과는 마치 군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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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난아씨는 “내가 선택한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으니 나는 행운아인 셈”이라며 “오르한 파묵도 자신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35만부나 구입한 한국 독자들을 아주 각별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
“아무리 외국어를 잘해도 모국어만큼 할 수는 없어요.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면서 한국 문학도 잘 아는 번역자가 필요합니다.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나서 외국 대학의 한국어문학과를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글·사진 김태훈 기자 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