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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413㎝…우리가 차세대 국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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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표팀 트윈타워 김종규·이종현
동아시아대회 日·대만 격파 선봉
리바운드·더블블록 등 골밑 막강
손발 더 맞추면 만리장성 넘을듯
무뚝뚝한 표정의 ‘트윈 타워’는 “둘이 친해요?”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했다. “키는 누가 더 커요?”라고 묻자 이종현(19·고려대)이 “(김)종규 형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종규(22·경희대)가 “팔은 종현이가 더 길어요”라고 맞받았다. 둘은 이내 그들만의 눈빛을 주고받으며 활짝 웃었다.

지난 16일 개막한 제3회 남자농구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김종규와 이종현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둘의 등장으로 국제경쟁력 약화에 신음하던 한국 농구에 화색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207㎝의 김종규와 206㎝의 이종현이 나란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농구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김종규와 이종현의 조합은 과거 한기범-김유택, 서장훈-김주성의 조합을 떠올리게 한다. 아직도 기량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 향후 기대치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갖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번 대표팀(12명)의 평균 신장은 195㎝.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김종규와 이종현이 평균신장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평균 신장이 200㎝가 넘는 중국, 평균 196㎝인 일본에 비해 아직도 처지지만 ‘이 정도면 높이로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리그가 끝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는 등 프로 팀들의 사정을 고려해 상무와 대학팀 선수들로 이번 대표팀을 꾸렸다. 2011∼12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윤호영(29·197㎝)이 이번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예상됐다. 그러나 윤호영은 대회를 앞두고 재활 기간이 길었던 탓에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조별리그 첫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김종규가 선발 멤버로, 이종현은 백업으로 코트를 누볐다.

둘을 앞세운 한국은 16일 일본을 74-55로 대파한 데 이어 17일 대만도 78-56으로 이겼다. 초반부터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등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며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표팀을 이끄는 최부영(경희대) 감독도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각자 팀에서 센터로 활약하는 두 선수를 동시에 내보내기에는 연습기간이 충분치 않아 공격은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곁들였다.이 부분은 둘에게도 숙제다. 그러나 높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틈만 나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한다. 김종규는 “팀의 센터이자 최전방으로서 항상 내가 무너지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종현이가 뒤에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일본의 골밑슛 시도를 더블 블록슛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반칙 휘슬이 울린 것은 옥에 티였지만 최 감독은 물론 관중들까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만한 모습이었다. 이종현은 더블 블록슛에 대해 “연습을 통해 약속된 플레이였다”면서 “종규형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단점을 개선해 남은 대회 기간 동안 더 멋진 장면들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농구의 미래 이종현(왼쪽)과 김종규가 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남자농구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김준영 기자
김종규와 이종현은 이번 대회가 첫 국제 무대가 아니다. 김종규는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섰다. 4학년인 김종규는 다음 시즌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의 강력한 1순위 후보다. 김종규를 잡겠다고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져주기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이종현은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일찍부터 ‘차세대 국보센터’로 주목받았던 만큼 서로 알고 지낸 지도 오래 됐다. 이종현이 “초등학교 때부터 종규 형을 알았다”고 말하자 김종규는 “지난해에 대표팀에서 훈련하면서 제대로 친해졌다”고 덧붙였다. 둘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인천=김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