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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해외봉사 '열풍'-국내봉사 '찬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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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봉사단 경쟁률 수백대 1
‘합격수기’ ‘면접노하우’도 떠돌아
‘봉사도 스펙’… 입사 시험 뺨쳐
대학생 이모(24)씨는 한 기업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모집에 지원했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류심사 탈락의 쓴맛을 봤다.

지난해 떨어진 뒤에는 합격자들의 조언까지 참고했지만 결과는 또다시 탈락이었다. 해외 경험과 봉사 이력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꼭 참가하고 싶었지만 떨어져 실망감이 컸다.

이씨는 “합격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서류에서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겨울방학 때 다시 한 번 도전할 생각인데 꼭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가에 ‘해외봉사 열풍’이 수년째 몰아치고 있다. 6∼7년 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해외봉사단이 하나둘씩 꾸려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해외봉사 열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면서 ‘취업 스펙쌓기’로 악용된다는 비판과 함께 국내 봉사에는 시큰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주요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봉사단은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외활동 중 하나로 꼽힌다. 봉사단 활동 하나로 입사지원 자기소개서에 해외활동과 봉사경험을 모두 녹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프로그램은 기업에서 항공료 등 경비를 전액 지원해 비용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원자가 몰리다보니 봉사단 합격이 대기업 입사 뺨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봉사단으로 뽑히려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야 하는데 입사 과정과 유사하다. 경쟁률도 수십대 1은 기본이고 선발인원이 적은 경우는 수백대 1까지 치솟는다.

인터넷에는 ‘봉사단 서류 합격 수기’, ‘면접 잘 보는 방법’ 등을 묻고 답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류에서 탈락했다며 자기소개서를 첨삭해달라고 요청하는 글도 눈에 띈다. 모 기업의 봉사단은 대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서류 접수 전에 설명회까지 열었다.

이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대학생 천모(24)씨는 “인도에서의 봉사경험을 국내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봉사로 이어갔다”며 “즐겁게 봉사를 했고, 그 이후에 삶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여대생 강모(25)씨는 “(해외봉사를) 대학생은 스펙쌓기로 활용하고, 기업들은 이미지 제고에 사용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대학생들이 해외봉사에 몰리는 것과 달리 국내 봉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에서 운영하는 봉사활동 중개 인터넷 사이트에는 봉사자를 구하는 복지관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지만 필요한 인원을 채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울 A복지관 관계자는 “봉사자의 3분의 1이 대학생인데 이 가운데 장기 봉사자는 20% 수준”이라며 “복지관 입장에서 장기 봉사자는 사회복지사 1명과 맞먹을 만큼 든든한데, 대부분은 졸업요건 등에 필요한 봉사시간만 채우고 간다”며 아쉬워했다.

김병주 한국대학생사회봉사협의회 사무국장은 “봉사를 취업에 필요한 이력을 쌓는 수단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