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정은 기본적으로 세 영역에서 이뤄진다. 먼저 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등 물리적인 현실 공간 영역이다. 다음으로 디지털 기술이 작동하는 인터넷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공간 영역이다. 그리고 물리적 현실 공간과 디지털 미디어 공간을 상호 융합하는 영역이다. 이 세 영역에서 이뤄지는 창조과정은 단순한 공간의 문제를 넘어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물질화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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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미디어아트학 |
2007년 개관한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역 ‘라보랄’은 창조과정과 산업의 연계성을 배우기 위한 이론 및 실무 관련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술가, 과학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서로의 창조과정을 공유하고 아이디어 구상과 실험을 솎아내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까지 일반 관람객과 공유하고 있다. 2003년 개관한 일본의 ‘야마구치아트센터’는 미술, 공연,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공동체의 문화예술 소비 플랫폼으로서 일본 전역뿐만 아니라 글로벌 세계를 연결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두 곳 모두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과 융합의 창조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설립 목적과 지향하는 바가 똑같지는 않지만 창조과정을 국제적으로 브랜딩하며 지역 공동체 문화의 격을 높이고 있다.
라보랄과 야마구치아트센터가 보여준 예술과 기술, 예술과 산업, 새로운 예술가, 그리고 예술상품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창조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센터가 보여준 창조과정을 통한 문화예술 브랜드 사업화를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아마도 예술콘텐츠를 서비스하고 공유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차별화된 문화예술 표현 능력을 갖추는 것과 문화적 자존감을 새 방식으로 구축해가는 것과 더불어 예술콘텐츠 서비스는 창조과정의 핵심요소다. 창조과정에 포함되는 다양한 요소를 서비스하고 공유하는 능력은 앞으로 우리 콘텐츠산업에 필요한 질적 성장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본다.
‘기술을 위한 기술’에서 ‘콘텐츠를 수반하는 기술’로, 더 나아가 ‘콘텐츠를 위한 기술’로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다. 예술과 기술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지 않는 융합이 필요한 지금 예술콘텐츠 서비스 운용을 통해 문화적 영역을 변형하고 확장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창조과정의 구축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미디어아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