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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주 훑는 안철수… 문재인과 리턴매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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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5개월 만에 다시 링으로
지난해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안철수와 문재인. 두 사람이 대선 5개월 만에 다시 링에 오르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23일)가 명분이다.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관련 행사를 챙기며 민심을 살피고 있다. 야권 주도권을 겨냥한 며칠간의 행보가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적이냐, 동지냐가 관전 포인트다.

무소속 안 의원은 경쟁에 방점을 찍는 듯 보인다. 4·24 보선 당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첫 지방방문 일정(16∼18일)이 부산과 김해 봉하마을, 광주로 짜였다. 각각 민주당 문 의원의 정치적 기반과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민주당 텃밭이다. 안 의원 측은 “5·18을 전후해 자연스럽게 잡은 일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동선 자체가 문 의원의 안방을 차례차례 훑는 모양새다.

16일 부산 본가에서 1박한 안 의원은 17일 지역 조직기반인 ‘내일포럼’ 행사를 열어 세력화의 닻을 올렸다. 장소는 공교롭게도 문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의 한 호텔. 그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포럼 핵심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치, 적대적 공생관계의 엘리트 정치가 아닌 통합적 공생관계의 다수 참여정치가 필요하다”며 “저는 이 두 가지를 구현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10월 재보선 출마자 인선, 영남권 독자세력화 방안 등을 놓고 밀도 있는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만나 4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권 여사는 “어려운 곳에서 많은 득표로 당선돼 기대가 크다”고 덕담을 건넸고, 안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국민과 만나는 행동을 직접 보여주셨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 가셨던 분”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그가 18일 광주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호남은 수도권과 함께 안 의원 지지율을 지탱하는 곳이어서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주요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민주당이 광주·전남 시도민을 대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지역을 대표할 정치인’을 묻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천정배 전 의원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회 입성 후 첫 지방방문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앞줄 왼쪽 두번째)이 17일 전남 광주 동구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제33주년 전야제에 참석해 시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 의원의 행보도 대선 패배 후 한동안 정치적 언급을 자제해 온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그는 15일 한겨레 창간기념식에서 “국민이 바라는 건 정치집단 혹은 유력 정치인 간의 단순한 세력 재편이 아니다”며 시민이 정치 주체가 되는 ‘시민정치론’을 강조했다. 독자세력화 방침을 시사한 안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블로그를 통해 언론에 일정을 알리기 시작하는 등 정치활동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 4주기를 맞아서는 포커스가 서거 당시 맏상주였던 그에게 자연스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19일 서울 추모문화제, 23일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새 지도부도 들어섰고 하니 당의 중진으로서 여러 의견을 개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안 의원과의 경쟁관계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다른 측근은 “지금은 정치적 상황 변화를 관망하면서 국민적 신뢰를 놓고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