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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곡처럼 구불구불한 거리를 따라 상가 243개가 배치된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메세나폴리스 상가. 수평 동선을 따라 걸으며 쇼핑과 휴식, 문화를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단지 내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 유입도 많다. GS건설 제공 |
보통은 위의 경우처럼 임차인은 약자로서 ‘을’로 표현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상가 임대차시장에서 지속적인 약자로 표현되던 ‘을’인 임차인의 지위에 ‘갑’으로 대변되던 건물주와 미묘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2. 서울 영등포구에서 조개구이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33)는 요즘 울상이다. 점포를 창업한지 약 1년6개월 정도 됐는데, 벌이가 창업 초기와는 달리 시원치 않다.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기타 비용을 절감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매매하려고 인근 부동산에 점포를 내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매수하겠다는 문의가 없다 보니 결국 B씨는 점포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건물주에게 임대차 만료시점으로 나가겠다고 통보하자, 건물주는 임대료를 깎아 줄 테니 제발 나가지 말고 계속 영업하라고 제안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는 현재 고민에 빠져있다.
상가임대인은 대부분 직영하기보다는 임차인을 들여서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갑’인 임대인인 건물주가 ‘을’인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깎아주겠으니 제발 나가지 말라고 애원하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즉, 예전과 달리 상가 임대시장에서 임대인이 아닌 임차인이 ‘갑’이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주요도시 매장용 빌딩 임대료 변동통계를 보면,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까지 임대료는 꾸준하게 상승했다. 그러나 2013년 1분기 임대료는 전국기준으로 전년 4분기 대비 ㎡당 4만57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만5900원에서 5만8900원으로 약 11% 감소했고, 부산은 9만2000원으로 약 25% 감소해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거의 모든 지역의 임대료가 하락했다.
또한 매장용빌딩 공실률은 2013년 1분기 전국 약 8.9%로 조사됐다. 전에 비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창업열풍 등에 힘입어 상가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지만, 최근 자영업자의 증가율 둔화와 내수부진에 따른 공실률 증가 등으로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인하해주면서라도 공실을 피하려는 임대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처럼 국지적으로 계속해서 임대료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핵심 상권에서는 이런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소전화해조서=법원에 제소하기 전에 화해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소재지의 지방법원에 출석하여 행하는 화해조서를 말한다. 소송을 전제로 하지 않고 화해의 신청을 통해 당사자가 청구의 취지∙원인과 다투는 사정을 명시하여 상대방 소재지의 지방법원에 제출하고 화해조서를 작성하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