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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참 가난하다’는 전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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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생이 썼다는 ‘29만원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리 동네 사시는/ 29만원 할아버지/ 아빠랑 듣는 라디오에서는 맨날 29만원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큰 집에 사세요/ …”(중략)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얽힌 얘기는 꽤 있다. 전직 경찰관에 따르면 전투경찰이 선호하는 근무지가 서울 서대문경찰서, 그것도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이란다. 명절이 되면 전 전 대통령 가족이 건네주는 ‘용돈’ 때문에 그곳에 배치해 달라는 민원이 많다는 것이다.

또 있다. 전 전 대통령이 즐겨 찾는다는 모 골프장에서의 얘기다. 전 전 대통령이 이 골프장을 찾으면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전 전 대통령이 묵는 방을 서로 청소하겠다고 티격태격한다는 것이다. 놓고 가는 돈 수십만원 때문이란다. 결국 방책을 내놓았다. 그 방 청소 순번을 정했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비자금 축재 혐의로 1997년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다. 그중 일부만 내고 1672억원은 미납 상태다. 재임기간 얼마를 거둬들여 얼마를 숨겼는지 미궁이지만 29만원밖에 없는 사람의 씀씀이 또한 수수께끼다. 그는 2003년 “예금 29만원이 전 재산”이라고 했지만 이듬해 서울 강남의 땅 51평이 발견됐다. 2012년에는 육군사관학교에 1000만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낸 동문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7개 시민사회단체가 16일부터 전 전 대통령 사저 부근에서 ‘전씨에게 추징금을 환수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재산환수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이런 운동이 있었지만 이번엔 전 전 대통령이 험한 꼴을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추징금 공소시효는 10월11일. 시효가 지나면 추징금을 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통상 시효만료 직전 재산압류 조치에 들어간다. 그러나 추징금 가운데 일부라도 내면 그때부터 시효는 3년 연장된다. 전 전 대통령은 이를 악용해 2010년 10월 강연으로 번 수입이라며 300만원의 추징금을 납부해 시효가 연장됐다. 이번에는 어떤 ‘꼼수’를 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옥영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