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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인도차이나의 맹주'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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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경험자라면 엉겁결에 구경한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남성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의 알카자쇼 말이다. 여성 뺨치는 미모, 환상적인 춤사위…. 트랜스젠더 문화는 태국의 대표적 관광상품이다. 전체 인구의 5%인 300만명이 트랜스젠더라고 하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태국에 트랜스젠더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미얀마와의 잦은 전쟁의 산물이라고 한다. 태국 아유타야 왕조는 1548년부터 1767년까지 24차례나 미얀마 왕국들의 침공을 받고 멸망했다. 호전적인 미얀마군에 태국군은 적수가 못 되었다. 전사자가 속출했다. 태국 엄마들은 아들을 전쟁터에서 잃지 않으려 여장을 해서 키웠다. 태국의 독특한 양육 전통이 수백년간 이어지면서 트랜스젠더에 관대한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미얀마는 과거 인도차이나 반도의 맹주였다. 주변국들엔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국도 청나라 시절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중국 최고의 정복 군주였던 건륭제 휘하 장군들은 1766∼1769년 4차례의 미얀마 원정에서 모두 패배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건륭제는 “지금이 대청의 전성시기다. 보잘것없는 미얀마를 멸망시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호언했지만 돌아온 것은 패전의 상처였다.

미얀마는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지금 1인당 국민소득 800달러의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네윈 군사정권이 버마식 사회주의를 채택해 폐쇄·자주노선에 매달린 결과다.

은둔 국가 미얀마가 최근 고립·독재의 구각을 벗고 있다. 2011년 3월 취임한 군부 출신 테인 세인 대통령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가 쌍두마차가 되어 개혁개방을 견인 중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올해의 글로벌 사상가’ 공동 1위로 세인 대통령과 수치를 선정했다.

세인 대통령이 그제 미국 워싱턴에서 47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정상회담까지 했다. 국운 상승의 호기가 찾아온 것이다. 미얀마는 과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세인 대통령과 수치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김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