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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버릇 나쁘다"며 알몸수색… 속옷도 못입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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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25년째 ‘정신지체장애인 언니’ 행세 50대 고발
폭행·착취·횡령… 파렴치한 장애인 시설장
시설운영비 유용·일 시키고 수익금 가로채기도
25년째 지적장애인들의 ‘대모’로 불려온 장애인시설장이 운영비 수억원을 횡령하고 장애인 폭행·착취를 일삼다 당국에 적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장애인시설장 권모(59·여)씨를 시설운영비 횡령과 장애인 착취(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에는 지적장애여성 27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와 경기도 안성시 등 두 곳에서 시설을 운영 중인 권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장애인들에게서 받은 시설이용료 중 3000여만원을 자신의 보험료를 내거나 자녀양육비 등으로 썼다. 시설차량 중 한 대는 권씨의 남편이 사용했다. 안산 시설의 경우 안산시로부터 분기별 225만∼240만원을 지원 받았다.

또 지난해 1∼6월에는 기초생활수급자 11명의 계좌에서 매달 10여만원씩 빼내 썼다. 이어 장애인 보호자 12명에게서 주택준비금 명목으로 4억1500여만원을 받아 챙기고 후원금 통장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대출을 받았다.

권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0년 입소한 장애 여성의 “손버릇이 나쁘다”며 속옷까지 벗겨 몸을 검사하거나 물건을 숨긴다는 이유로 속옷을 입지 못하도록 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다른 장애인에게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머리나 등을 때리고 물을 끼얹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직업전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평일엔 하루 7시간씩 규격봉투를 비닐봉투에 담아 라벨 붙여 포장하기, 다이어리 제작 등 노동을 시키거나 주말엔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 하지만 권씨는 이들이 벌어들인 월 평균 19만원 가운데 1000∼2만원만 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이 먹을 음식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 곰팡이 핀 식빵 등을 쓰기도 했다. 1인당 하루 식비는 800원꼴이었다.

33세이던 1988년 마포구 합정동에 서울 가톨릭복지회 산하 장애인시설을 설립한 권씨는 그동안 장애인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온 ‘지체장애인들의 대모’로 불려왔다. 그는 199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졸업 후 특수학교 교사생활을 하다 정신지체자의 수에 비해 그들을 수용할 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태란 사실을 알게 돼 시설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지상파 방송 등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언론에 ‘미담’의 주인공으로 소개됐고, 2011년엔 한 월간지로부터 ‘이웃사랑 실천상’도 받았다.

권씨는 “장애인들을 가족처럼 생각해 시설장으로서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았고, 국가보조금 지원이 거의 없는 개인운영시설이라 운영비를 임의로 쓴 것은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