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수도권 도심에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1만 가구를 시범사업으로 짓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임대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철도부지 4곳과 유수지 3곳에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건립된다. 도심에 부족한 임대주택을 늘려 취약계층의 주거복지를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부동산 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변 임대료 시세보다 30%가 싼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원룸 등 소형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 도심외곽의 보금자리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의 침체도 우려된다.
헹복주택 한 사업지 인근 주민 A씨는 "이 지역도 원룸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가 나서서 임대주택을 지으면 우리 같은 서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퇴자 등 임대사업자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잠실지구와 송파지구를 합하면 약 3400가구"라며 "인근 가락시영아파트에도 1300여 가구의 임대물량이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임대업자들은 다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주거 환경도 문제이다. 철길 위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발생할 수 있고, 빗물을 저장하는 유수지는 악취뿐 아니라 홍수 때 하천 범람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선진국처럼 업무와 상업시설을 함께 지어 복합주거지역으로 만든다고는 하지만, 그 규모의 차이와 임대주택이라는 한계로 주변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세하다.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기존 거주민과의 마찰이나 위화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 주택시장과의 시너지 보다는 행복주택이 소외되거나 고립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주변지역과는 동떨어진 ‘나홀로 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역경기가 살아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주민 C씨는 "행복주택이 조성되면 주변 상권의 임대료가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