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몽타주' 엄정화 "억장이 무너졌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절절한 모성연기로 호평… 엄정화 인터뷰

지난 16일 개봉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스릴러 ‘몽타주’(감독 정근섭)에서 엄정화의 모성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아동 유괴 범죄의 희생양으로 결국 세상을 떠난 딸아이를 붙든 채 절규하는 엄마 하경의 모습을 슬프고도 절절하게 연기해냈다. 내내 억눌렀던 감정들을 클라이맥스 한 장면에 모두 폭발해내며 관객들을 모성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 장면을 연기한 연기자 본인 역시 “억장이 무너졌다”는 표현을 썼다.

“정말 걱정이 많았죠. 그 장면에서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어쩌나. 친구들이 보고 마음 아팠다고 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뭐, 정신없었죠. 바닥에 누워있는 아역배우를 보는 순간 억장이 무너진다고 해야 하나? 정말 한 걸음 떼기가 힘들더라고요. 막 달려가지도 못하겠고, 그냥 가슴이 뚝 떨어지는 느낌? 눈물만 쏟아지고, 제가 그런 신을 찍어야 한다는 자체가 너무 마음 아팠어요.”

엄정화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다행이다”를 연발했다. 스릴러와 엄정화. 왠지 어울리는 조합이다. ‘오로라공주’(2005)나 ‘베스트셀러’(2010)에서 이미 경험을 해봤다. 그런데 ‘몽타주’는 더욱 특별했다. 딸을 잃은 엄마 엄정화의 감정선이 중요한 단서가 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오로라공주’ 때 이미 경험해본 감정이기는 해요. 그때는 시나리오를 보고 반전이나 캐릭터가 맘에 들어서 선뜻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이 없는 거예요. 정근섭 감독은 ‘네가 꼭 해야 해’라고 하는데, 내가 그 감정을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 너무 걱정됐죠. 촬영에 들어가서는 감독님, 스태프들, 그리고 김상경 다 좋았어요. 분위기가 좋았고 다시 이런 조합이 가능할까 아쉬웠죠.”

배우 김상경은 “이 영화가 엄정화의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 적 있다. 엄정화 역시 김상경과의 호흡이 좋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김상경이요? 왠지 우리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이번이 첫 호흡이었어요. 좋은 시나리오만 있으면 부부 역할도 오케이에요. 그런데 김상경씨 자꾸 방송에 나와 ‘누나, 누나’ 하는데 그 소리 듣기 싫어 죽겠어요.(웃음)”

첫 장편 데뷔작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정근섭 감독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엄정화는 “무려 3년간 시나리오를 준비하셨다. 신인감독인데도 첫 작품같은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뭣보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을 선호한다는 그는 작품 선택의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공감’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직접 쓴 감독들은 영화의 처음과 끝, 그리고 인물들의 모든 감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배우로서는 해답을 찾는 창구가 바로 감독님이 되는 셈이죠. 그렇게 연기하는 게 편하고, 저 역시 공감하게 되니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어요. 정근섭 감독님은 앞으로 좋은 감독이 될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저 또 캐스팅해줬으면 좋겠어요.”

엄정화의 모성연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몽타주’는 15년 전 벌어진 유괴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고 그와 비슷한 수법이 범죄가 다시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엄정화 김상경 송영창 조희봉 등이 열연했으며, 현재 상영 중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