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그제 ‘정책네트워크 내일’(내일) 출범을 선언했다. 독자 세력화를 공식 표방한 셈이다. 내일의 이사장에는 진보 성향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소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임명됐다.
내일은 외형상 싱크탱크에 그친다. 하지만 기능마저 정책연구에 국한될 가능성은 적다. 안 의원은 그제 “(내일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의견을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신당 창당의 모태 기능을 예고한 것이다. 내일의 간판으로 내세워진 최 이사장이 정당을 중시하는 학자라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최 이사장은 향후 진로와 관련해 “창당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이 본격화하면 바람도 거세기 십상이다. 특히 민주당과 신당 사이에 주도권 대결이 치열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치공학적 공방이 아니다. 지역·계층 맹주 다툼도 아니다. 대다수 국민은 기존 정당과 안철수 신당을 통틀어 과연 어느 쪽이 국가 미래와 민생을 위한 정책 청사진을 실행력 있게 제시하느냐를 저울질할 것이다. 어느 쪽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을 실현할 진정한 재목인지도 엄밀히 따질 것이다. 국민이 심판관인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자연도태를 피할 수 없다. 여야는 안철수 신당이 아니라 국민을 봐야 한다. 안 의원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현상’은 지난해 대선에서 대형 변수였다. 그와 동시에 ‘안철수 현상은 있지만 안철수는 없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번졌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국민 공감대가 먹구름을 이뤄 새 정치를 희구하는 비바람을 뿌렸는데도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같은 선거공학에 매달리다 지지층의 실망을 불렀다. 안철수 현상에 안철수는 없었던 것이다. 안 의원이 신당이란 갑옷을 두른다고 해서 상황이 180도로 달라질 것으로 여기기는 힘들다. 시험은 이제부터다. 안 의원이 갈 길을 확고히 했다면 정책·민생 경쟁에 앞장서 정치지형을 바꾸고 국민의 인정과 신뢰를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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