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명박정부는 대학 반발에도 ‘학술지 과다 양산과 질 하락’ 등을 이유로 교수업적평가에 활용되는 학술 등재(후보)지를 폐지키로 하고 2012년부터 등재 신청을 받지 않았다.
검증된 학술지를 등재해 평가에 활용하고 제대로 관리하자는 취지로 1998년 도입된 학술지 등재제도는 교수들의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등재지 선정 문턱이 낮아 질을 담보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도입 첫해 1998년 56종에 불과하던 등재(후보)지는 2011년까지 2119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당초 (폐지)방침을 접는다거나 제도로 수정하겠다는 식의 방향을 정해 놓은 건 아니고 대학들이 잘 대비하고 있는지 파악할 겸 의견을 수렴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 안팎에서는 사실상 등재제도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청와대에서도 “등재제도를 폐지하면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보완책을 주문했다.
실제 상당수 대학이 학술지 등재제도 폐지 방침이 나온 이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구분야 교수업적평가를 위한 자체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 대부분은 그동안 교수업적평가 때 이공계는 SCI(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 논문 편수로, 인문사회계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지 게재 건수를 각각 중시했다.
특히 인문사회계는 학술지 수준과 질에 상관없이 등재(후보)지에 실린 학술논문은 동일한 평가를 받는 문제점에도 평가의 용이성과 객관성 있는 잣대라는 점을 들어 등재제도를 활용했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 인문사회계의 타격이 크다는 얘기다.
경기도의 한 4년제 대학 교무처장은 “인문사회라는 학문적 특성과 학과별 교수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누구나 수긍할 만한 자체 평가기준을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그런 역량을 갖춘 대학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교원업적평가규정을 대폭 개편한 고려대만 해도 작업기간이 2년이나 걸렸다. 고려대 명순구 교무처장은 “학과 간 이견 등으로 엄청난 진통을 겪은 끝에 완성했다”며 “논문의 질을 따져 평가 등급을 세분화하고, 인문사회 쪽은 저서에도 많은 점수를 부여한 게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대학들의 자체 평가 대비도 미흡하고 폐지를 찬성하는 대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 폐지는 곤란할 것 같다”고 말해 학술지 등재제도 유지나 보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