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나 ‘내부정보 주식거래’ 등을 악용해 편법 증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샀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진 사례가 드물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교묘한 방법으로 재산을 증여해 온 대기업 오너 일가의 ‘엇나간 자식사랑’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23일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CJ그룹 82개 계열사(상장 9개사·비상장 73개사) 가운데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기업은 총 6곳이다. 총수 지분이 높다는 것은 내부 거래가 이뤄질 개연성이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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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CJ경영연구소(오른쪽)와 이재현 CJ 회장·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이 머무는 빌라(왼쪽) 사이로 난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CJ그룹 총수 일가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장충동 주택가에 ‘오너 타운’을 만들어 살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사건 이후에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은 현재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현재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90억원으로 늘린 상태고 이 회장과 자녀 등 총수 일가 지분이 100%에 달한다. 특히 이 회장의 두 자녀 지분이 57.89%로 이 회장(42.11%)보다 많은 상태다. 공정위 조사결과를 보면 이 회사 매출의 96.88%는 내부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어 CJ계열사 내에서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기업으로 의심받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 밖에 금융계열사인 CJ창투의 최대 주주이며 CJ그룹의 건설개발 관련 특수목적법인인 화성봉담PFV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이 홍콩에 묻어뒀던 비자금 규모가 한때 3500억원에 달했다는 일부 단서도 포착됐다. 전 자금팀장 이씨에게서 이 회장 비자금 170억원을 받아 운영했던 박모씨는 2008년 이씨의 살인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한 수사를 받을 당시 ‘이씨로부터 홍콩에 있는 이 회장 비자금이 3500억원 정도이고 300여개의 홍콩 계좌에 분산돼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울러 이 회장이 두 자녀에게 500억원대의 무기명 채권을 증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불법성 여부를 따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이 돈이 증여된 시점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2006년쯤 무기명 채권으로 관리하는 비자금 500여억원을 현금으로 바꿔 두 자녀에게 증여,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자녀는 이 돈으로 CJ와 CJ제일제당 등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고, 서울 서초동 가로수길 빌딩과 서울 장충동 빌라를 구입하는 데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재무팀 성모 부사장과 회장 비서팀 김모 부사장를 불러 조사했으며 조만간 전직 재무 임원인 신모씨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준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