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기사는 일찍이 어린 나이부터 기재(棋才)를 인정받은 천재들이었다. 변상일은 진주 출신으로 아마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고, 신진서 신민준은 지난해 영재입단대회에서 1, 2위로 입단했다. 이동훈은 지난해 한국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 최종국에서 쟁쟁한 선배 기사들을 제치고 승리를 거두었을 정도로 배짱이 좋다.
특히 이들 가운데서도 이동훈 2단은 22일 베이징 중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린 제1회 몽백합배 세계바둑 오픈전 통합예선 둘째날 경기에서 퉈자시 3단(22)을 물리치는 사건을 저질렀다. 퉈자시는 3개월째 중국 바둑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바둑계의 거목. 한국의 바둑 영재 이동훈이 세계대회에 출전해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세계에 각인시킨 쾌거를 거둔 것이다.
이날 대국에서 이동훈 2단은 멋진 역전승 한판을 보여줬다. 평소 포석이 약한 이동훈 2단은 대국 초반 퉈자시에게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퉈자시의 과욕이 형세를 뒤집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참고도1〉 결정적인 실수는 흑돌 93번에서 나왔다. 퉈자시는 상대적으로 엷은 우상귀의 흑 행마를 두텁게 하는 대신, 93번 돌로 좌하귀의 백을 노리는 욕심을 부린 것. 기회를 포착한 이동훈 2단은 94번 돌로 흑의 약점을 파고들었으며, 이어지는 96, 98, 100번 돌로 우상귀의 흑돌을 찢어 놓는 데 성공한다. 이후 과감하게 우상귀의 돌을 버리고 중앙의 흑돌을 잡음으로써 통쾌한 바꿔치기를 완성한다.
〈참고도2〉 여기서 만약 흑이 93번 돌을 (○)에 두어 우상귀에 있는 흑 행마를 두텁게 했다면, 퉈자시는 안정적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승리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나치게 형세를 낙관하고 과욕을 부린 결과, 퉈자시는 4집 반 차이로 이동훈에게 승리를 내주어야만 했다.
한편, 23일 이동훈에게는 또 한 번의 행운이 찾아왔다. 예선 2회전에서 대국 없이 기권승의 행운을 안고 바로 예선결승으로 직행한 것.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한국 바둑의 신예 이동훈 기사에게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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