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이 기강해이와 초동수사 미흡으로 추락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소속 A경위가 최근 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모 지구대로 인사조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박근혜정부가 야심 차게 선언한 4대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근절의 선봉에 나서야 할 경찰이 도리어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따지고 보면 대구 경찰의 기강해이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탈주범 최갑복이 허술한 감시망을 뚫고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간 사건이 대표적이다. 북한의 대남 위협이 불거진 지난 4월에는 대구 모 경찰서장이 골프를 치러 나갔다가 전보 조치되기도 했다. 경찰관이 피의자가 입었던 고가의 셔츠를 빼앗아 입었다가 들통 나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경찰관까지 나왔다.
최근 대구 여대생 살해사건 수사과정에서는 초동수사 미흡으로 한 택시기사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한 뒤 수시간 동안 수갑을 채워 택시기사 전체를 잠재적 범인으로 몰아버린 일도 일어났다.
수면 위로 드러난 부분이 이 정도일 뿐 내부적으로 쉬쉬하고 넘어간 사건은 이보다 더욱 많을지도 모른다. 물론 경찰도 실수할 수 있지만 최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게 더욱 엄정한 법적·도덕적 잣대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시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성추행, 음주운전을 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수행하느라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와 한 경찰의 탈선이 조직 전체를 흐릴 수 있다. 1리터의 물에 한 방울의 오수(汚水)가 섞이면 그 물 전체가 오수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민을 위해 좀 더 긴장해야 할 때다.
이정우 전국부 기자 woo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