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32)는 얼마 전 목동에 갔다가 도로가에 줄지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 경악했다. 아파트 분양 홍보 현수막이 가로수를 점령하면서 주변 건물까지 시야를 가린 것이다. 양천구청에 신고를 하려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해두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4.1 부동산대책 이후 양도세 면제혜택 등을 호재로 삼아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려는 분양 광고대행사의 마케팅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나름대로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분양 광고회사가 현수막을 이용해 홍보를 하는 이유는 가격 대비 높은 효과 때문이다. 분양 광고업계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신문지면 광고에 비해 현수막 광고의 노출 빈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즉, 투자자들이 현수막을 보고 전화한 경우 직접 모델하우스 내방으로 이어지는 빈도수가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현수막들이 불법으로 설치됐다는 점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한 ‘게릴라식 현수막’이 성행한다. 설령 단속이 되더라도 분양수익에 비해 홍보효과가 높아 과태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는 상황.
주민 B씨는 “여기저기 아파트 벽에 걸린 현수막들이 워낙 많아 불법인지조차 몰랐다”면서 “수개월째 아파트 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일부 아파트에서는 주민단체나 관리사무소에서 광고비용을 받고, 아파트 벽면에 현수막을 걸도록 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지만 단속이 이뤄져 철거되거나 과태료를 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불법 현수막이 범람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전담인력 한계로 단속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구청마다 단속철거반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2~4명이 구 전체를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 지차체 관계자는 “매년 이사철이 되면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게릴라 현수막이 급증해 단속인력이 감당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일부는 트럭이나 봉고차에 현수막을 싣고 다니며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