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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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TAP세포 논문’ 파문 점입가경

공동저자 “연구 신뢰못한다” 주장
NHK, 핵심사진 ‘재탕’ 의혹 보도
혁신적인 만능세포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던 일본의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연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논란이 잇따르자 논문 취소를 포함한 대응의 검토에 나서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11일 이화학연구소가 ‘STAP 세포’ 논문과 관련해 화상 데이터 등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논문 취소를 포함한 대응책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화학연구소 측은 논문 공동 저자의 한 사람인 와카야마 데루히코(若山照彦) 야마나시(山梨)대 교수가 전날 “연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논문 취소를 촉구한 데 대해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 논문 취소를 포함해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TAP 세포는 세포를 단지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새 만능세포로, 이화학연구소의 젊은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0) 연구주임 등이 주도해 개발해 지난 1월30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논문은 다른 실험실에서 재현에 실패한 데다 논문 데이터 중 일부 이미지가 틀리거나 과거 논문을 복제했다는 의문이 제기됐고, 이에 지난 2월 네이처 등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이화학연구소도 지난 5일 제작법을 인터넷에 공개했지만 논란이 오히려 확산하는 상황이다.

NHK는 이날 STAP 세포 논문에서 STAP 세포의 만능성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사진들이 3년 전 다른 논문에서 사용된 것이라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 취소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논문을 취소하기 위해선 논문 저자 14명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공동 저자의 한 사람인 찰즈 버캔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0일 “몇 군데의 오류가 있지만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며 논문 취소에 반대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