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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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마다 구호대책… 상권 활성화 발벗고 나서

‘함께 위기를 극복합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자 등을 돕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등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의 형태는 생활필수품 전달, 해당지역 농산물 사주기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쓰레기 봉투를 지원하는 지자체 등도 많다. 현재는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웃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각 지역에 환자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구는 메르스 자가격리자를 위해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양천구 내 자가격리자는 270여명이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 한 다세대 주택에 있는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의 집에 양천구청 관계자들이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남정탁 기자

양천구는 서울시 긴급복지 예산으로 4인 가구 기준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 중이다. 그러나 14일에 달하는 격리기간(최대 잠복기)을 버텨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가구당 20만원의 생필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양천구는 또 가택격리자 담당 공무원을 통해 전화로 필요한 물품을 파악, 구매해 이들의 집까지 배달해 주고 있다. 구는 수박, 햄, 미역, 고기 등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역 상권의 침체가 우려됨에 따라 생필품 구매 때 전통시장을 활용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자가격리자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며 “가택격리 중인 주민들께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조금만 참고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노원구는 지난 7일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지원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역 상권에서 생필품을 구매한 뒤 배달에 나서고 있다. 강동구는 생필품 1차 전달을 마무리한 데 이어 세대원 수에 따라 추가 지원 중이다.

서울시도 발벗고 나섰다. 시는 자가격리자에게 10만원 상당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이들에게 쌀, 라면, 김 등 식자재와 위생용품 등을 우선 지원토록 하고 있다. 시는 자치구가 지역 상권의 사정과 개인별 기호에 따라 생필품을 구해 전달하기로 했다.

경기 수원시는 많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평택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와 블루베리 3000상자(4800만원 상당)를 구입하기로 했다. 또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고 공무원 직거래 장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또 고양·부천·안산·안양·화성·오산·동두천·양평 등 경기도 내 8개 시·군은 평택시가 요청한 쓰레기봉투를 시·군별로 2000∼4000장씩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도 지원 확대에 나섰다. 도청 구내식당은 다음 달부터 오는 9월까지의 식재료용 쌀 300포(1440만원 상당)와 축산물 900㎏(2160만원 상당)을 평택 농산물로 조달하기로 하고 24일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도가 운영하는 농특산물 쇼핑몰인 ‘경기사이버장터(kgfarm.gg.go.kr)’는 일주일간 블루베리와 체리 등 평택지역 농특산물 특판행사를 개최한다.

경기도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다음 달 중순 도청 운동장에서 평택 농특산물 판매부스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청 직원들도 15일부터 직원게시판을 통해 블루베리와 체리, 삼색찹쌀, 완숙 토마토 등 평택 지역 농산물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김준영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