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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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러난 안철수… 위기의 제3당

국민의당 대표 사퇴… 천도 퇴진
창당 149일 만에 지도부 공백
여야 3당 모두 비대위 체제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29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149일 만에 ‘투톱 체제’가 무너짐에 따라 임시 지도체제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29일 국회에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정배 공동 대표도 동반 사퇴했다.
이재문 기자
그러나 안 대표가 국민의당 최대 주주인 데다 당 체제가 이직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러나게 돼 새 리더십을 세울 전당대회까지 대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안 대표는 이어 “정치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사퇴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천 대표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앞으로 우리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전날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 사건 당사자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서 사퇴를 시사했다. 이날 2시간40여분간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만류에도 사퇴의 뜻을 꺾지 않아 두 대표가 동반퇴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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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박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여야 3당 모두 임시 지도체제인 비대위로 당을 운영하게 된다.

국민의당은 새 정치를 기치로 20대 총선에서 원내 제3당으로 도약했으나, 도덕성 문제로 치명상을 입고 당 지도부가 물러나 최악의 경우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민의당이 자기 실력으로 3당 체제를 만들지 못하고 기성 정당에 대한 불만을 흡수하며 급성장하다 보니 (당 운영과 위기극복에 있어) 허술한 점이 드러났다”며 “양당 체제 극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