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김무성 전 대표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알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비박계가 8·9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녹취록 공개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율했다는 친박계의 ‘기획 폭로설’과 맥이 닿아 있는 주장이다.
당시 공천 담당자들은 서 의원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무슨 불법적인 일이 있었더라면 당시 공심위 내 법률심사팀에서 보고를 했을 텐데 내 기억으로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친박계가 총선 개입 파문을 물타기하기 위해 진실게임으로 몰아가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배는 가라앉는데 서로 삿대질하며 싸우는 것은 총선 민심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다른 비박 의원은 “반성하지 않는 친박을 보면 정말 당의 희망이 보이지 않고 좌절과 두려움만 앞선다”고 우려했다.
녹취록 파문은 당 윤리위의 자체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이진곤 경희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리위에서 ‘우리는 상관없다’고 넘길 수는 없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