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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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김성회가 녹취록 폭로하겠다 협박”

“총선서 낙천하자 내게 전화 걸어… 김무성에게도 공개 의사 내비쳐” / 당 윤리위, 녹취록 조사 나설듯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의원이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 김 전 의원이 사전에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21일 주장했다. 친박계가 비박(비박근혜)계의 녹취록 기획공개설을 제기한 데 이어 역공을 펴는 양상이다.

서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20대 총선 경기 화성병 경선에서 떨어진 뒤 나한테 전화를 했다”며 “이런 전화를 받았다고 하며 폭로하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폭로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서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려고 했던 김 전 의원이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지만, 낙천하자 지역구 변경을 요구한 윤상현·최경환 의원,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서 의원에게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다.

서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김무성 전 대표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알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비박계가 8·9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녹취록 공개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율했다는 친박계의 ‘기획 폭로설’과 맥이 닿아 있는 주장이다.

당시 공천 담당자들은 서 의원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무슨 불법적인 일이 있었더라면 당시 공심위 내 법률심사팀에서 보고를 했을 텐데 내 기억으로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친박계가 총선 개입 파문을 물타기하기 위해 진실게임으로 몰아가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배는 가라앉는데 서로 삿대질하며 싸우는 것은 총선 민심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다른 비박 의원은 “반성하지 않는 친박을 보면 정말 당의 희망이 보이지 않고 좌절과 두려움만 앞선다”고 우려했다.

녹취록 파문은 당 윤리위의 자체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이진곤 경희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리위에서 ‘우리는 상관없다’고 넘길 수는 없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