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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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탈출구 없는 생존게임… 정글에 선 자영업

불경기에… 신규 자영업자 3명 중 2명 폐업 / 국세청 ‘국세통계 연보’/ 음식·소매업 등에 창업 73% 몰려… 베이비붐 세대·청년들 선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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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 3명 중 2명꼴로 폐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5년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06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산술적으로 2015년 하루 평균 3000명이 새롭게 자영업체를 차린 셈이다. 반면 2015년 기준으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3만9000명이었다. 매일 2000명씩 사업을 접은 것이다. 단순하게 대입하면 창업한 이들 중 3분의 2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규 개인사업자는 업종별로 14개 대분류 중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소매업, 음식업 등 4가지 업종에 73.5%가 몰려 있었다. 세탁소, 이·미용실, 고용알선, 여행사, 교육기관 운영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업자영업자가 20만9000명(19.6%) 신규 등록해 가장 많았다. 자신이 소유한 건물·토지 등을 빌려주거나 정수기 등 개인용·산업용 용품을 대여하는 부동산·임대업이 20만5000명(19.2%)으로 그다음이었다. 소매업은 17.6%(18만8000명), 음식업은 17.1%(18만2000명)였다.



폐업 자영업자도 이들 업종 위주였다. 음식점업이 전체의 20.6%(15만300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업 19.9%(14만7000명), 서비스업 19.7%(14만6000명), 부동산·임대업 12.3%(9만1000명) 순이었다.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은퇴 후 노후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매업과 음식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에 비추어 특별한 기술이 없고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 위주로 이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가 둔화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영업자 증가는 가계부채 악화 요인이자 일자리 질에 적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