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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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前 대우조선 사장, '5000억대 분식회계' 추가기소

 남상태(사진)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연임을 위한 금품로비 외에 대규모 분식회계까지 저지른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남 전 사장은 배임수재와 뇌물공여 등 여러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9일 남 전 사장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지난해 263억원 상당의 배임과 24억원 상당의 배임수재 등 비리 혐의가 드러난 남 전 사장은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8회계연도에 회계 담당자들에게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에 맞추라”고 지시해 실제 8286억원인 영업이익을 무려 1조316억원으로 2029억원가량 과대계상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듬해인 2009회계연도에는 경영상황이 악화되었음에도 “경영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시해 실제 3737억원인 영업이익을 무려 6845억원으로 3108억원가량 과대계상하도록 한 혐의고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200회계연도의 분식회계는 2009년 3월로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을 앞두고 자신의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조선경기가 호전되자 2010∼2011년에는 앞서 과대계상한 분식 내역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과정이 진행되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남 전 사장의 후임인 고재호(구속)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재임 중 수조원대 분식회계가 적발돼 나란히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 전 사장 재임기간의 분식회계가 대규모 적자를 대규모 흑자로 조작한 것이라면 남 전 사장 재임기간의 분식회계는 흑자 상태에서 그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