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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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유치원 보내기 무섭다"…연이은 아동학대에 두려운 부모들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행해지는 교사들 아동학대에 “자녀 보내기 겁난다”는 중국 학부모들이 반응이 각종 기사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퍼지고 있다.

안심하고 보내도 모자랄 아동 교육기관이 오히려 힘없는 아이들을 장난감 삼아 학대하는 교사들의 본거지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시나닷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지린(吉林) 성 화뎬(樺甸) 시의 한 유치원에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원생의 입을 테이프로 막은 여교사 때문에 6살 소녀가 숨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중국 지린(吉林) 성 화뎬(樺甸) 시의 한 유치원에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원생의 입을 테이프로 막은 여교사 때문에 6살 소녀가 숨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웨이보 캡처.


해당 여교사는 아침체조 중 시끄럽게 떠들었다는 이유로 교실로 돌아온 뒤, 아동의 입을 테이프로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시간 입이 테이프로 막힌 채 돌아다니던 아동은 경련을 일으켰는데, 그제야 사태가 심각하다고 파악한 보건 교사의 신고로 구조대가 출동했으나 아동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여교사가 쓴 테이프와 접착제 등의 성분이 아이를 숨지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사건 보고서에는 소녀의 입이 테이프로 막혀 있었는지 또 말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교사가 벌였는지 등은 적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여교사는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숨진 아동의 아버지는 “당국은 이번 사건을 숨기려고 했다”며 “경찰과 당국 어디서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웨이보 등에서는 “이래서 마음 놓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나 있겠느냐” “아이를 이끌어야 할 교사가 범죄를 저질렀다” “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 등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국 푸젠(福建) 성 진장(晉江) 시의 한 유치원 여교사가 남자아이 입에 테이프를 붙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사는 아이가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중국 인민망 캡처.


얼마 전에는 푸젠(福建) 성 진장(晉江) 시의 한 유치원 여교사가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자아이 입에 테이프를 붙인 일도 있었다.

쇄도하는 비난에 그제야 원장은 유치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안 것으로 전해졌다. 원장은 “교사들을 불러 내막을 조사했다”며 “문제를 일으킨 교사를 즉시 해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엄격한 훈육을 평소 요구해 온 아이의 학부모는 이번 일을 문제 삼지 않았다.

앞선 3월에는 광둥(廣東) 성 둥관(東莞) 시의 한 유치원에서 일하던 양씨가 월급을 올려주지 않는 원장에게 앙심을 품고 아이들 급식에 약을 탔다가 경찰에 잡혔다.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 ‘클로자핀’이 섞인 밥을 먹은 아이 10명이 병원에 실려 갔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었다.


중국 광둥(廣東) 성 둥관(東莞) 시의 한 유치원에서 일하던 양씨가 월급을 올려주지 않는 원장에게 앙심을 품고 아이들 급식에 약을 탔다가 경찰에 잡혔다.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 ‘클로자핀’이 섞인 밥을 먹은 아이 10명이 병원에 실려 갔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 관계자들은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 개선을 위한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형법 제9차 개정안에 따르면 ‘아동을 보호할 자가 학대를 저지를 경우 최대 징역 3년에 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형법 개정안을 사건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희미하고 더군다나 학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한두 차례에 그칠 경우에는 피해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거의 없어 가해자들이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