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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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투자 양극화 심화…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편중"

산업硏 보고서 "선진국과 차이 커…연구개발 생태계 취약"
연구개발(R&D) 투자가 소수 대기업에 편중됐고 매출액 대비 비중도 주요국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연구개발투자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전자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선진국과 비교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의 차이가 크고, 대규모로 투자하는 기업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소수의 대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하는 등 연구개발 생태계의 강건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자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우 중소, 벤처기업이 활발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국은 소수 대기업 위주의 기업편중 현상과 낮은 연구개발 집약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산업 사업체 비중은 대기업 2.6%, 중소기업 98.3%로 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대기업 92.7%, 중소기업 2.8%로 양극화가 뚜렷하다.

보고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2017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를 토대로 "우리나라는 전자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세계 4위이지만 등재된 기업 수가 13개사에 불과하다"며 "낮은 연구개발 집약도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지속해서 유지·강화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연구개발 집약도는 8.5%로 다른 나라의 평균(14.1%)보다 낮고 미국(27.5%)의 3분의 1 수준이다. 연구개발 집약도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의미한다.

자동차 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R&D 투자액은 2015년 6조4천729억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주도로 이뤄지면서 기업 규모별 투자 비중은 대기업 88.6%, 중소기업 8.3%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세계 1위인 독일의 10분의 1 수준이며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가장 낮다.

연구개발 집약도는 2.8%로 세계 자동차 산업 평균(4.5%)보다 낮고 독일(6.2%)의 절반도 안 된다.

보고서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동력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IT기업과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점차 커짐에 따라 완성차 주도의 수직적 연구개발 협력체제에서 수평적 협력관계로 연구개발 생태계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EU 집행위원회의 스코어보드에 등재된 기업이 2016년 70개로 미국 822개, 중국 376개, 일본 365개, 독일 134개보다 적다. 이는 2013년 80개보다 감소한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의 투자 비중이 62.7%에 달하고 있어 연구개발 활동에 있어 소수의 대기업 편중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