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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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학교의 진화] 저마다 직책 정해 미션 수행… 기업가 정신 배우기

<7> 미래 역량을 기르는 창업체험교육 / 대신中 ‘얩’ 통해 가상 스타트업 운영 / “급변하는 미래·직업세계 밑거름 될 것”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신중학교의 ‘(창업교육) 체험실’은 언제나 학생들의 열띤 토론으로 시끌벅적하다. 학생들은 팀을 꾸린 뒤 가상의 스타트업(Start-up·신생 벤처기업)을 만들고 최고경영자, 최고마케팅 책임자, 최고기술책임자, 최고정보관리책임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이어 팀별로 선정한 관심 분야의 사회적 문제나 평소 접하던 기술과 기존 제품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사진) 이런 과정을 거쳐 관련 제품 생산과 서비스 도입까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대신중은 2015년부터 학생의 창의적 진로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진로와 직업’ 수업과 창업 동아리를 통해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YEEP, Youth Entrepreneurship Experience Program, 이하 ‘얩’) 등을 활용한 ‘창업체험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얩은 청소년들이 직업세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기초역량인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융합형 창업체험교육 플랫폼이다. 초보 교사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초·중·고별 교안 및 학생 워크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얩 온라인 플랫폼에서 동아리를 구성한 후, 매년 새롭게 제공되는 미션을 수행하며 기업가정신을 기른다. 지난해에는 ‘사물인터넷(IoT) 접목해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를 주제로 각자의 직책 정하기, 기업가정신 알기, 기업로고·사명·사회 공헌프로그램·시제품 제작 등 제공되는 미션을 협력해 수행했다.

그 결과 자신이 가장 잘 집중할 수 있는 자세를 세팅해 놓으면 의자에 앉는 동안 자세 교정 체크와 집중 정도를 알람으로 알려주는 IoT 스마트체어를 완성했다. 아이디어 우수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까지 받았다.

올해는 특히 얩 온라인 사이트에 새롭게 도입된 가상 창업체험 활동인 ‘Go! Startup’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자신들이 만든 기업의 가상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등 기업 활동을 하고, 상호평가로 각자 기업의 장단점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학기에는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창업체험센터를 방문하여 직접 창업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창업체험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은 “기업가정신이 함양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분석 능력과 아이디어 구상 능력이 훌쩍 커진 것 같다”며 “동아리원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친구들과 우정이 더 깊어져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후서 교사는 “학생들이 사회에서 부각되는 주제와 문제들을 학교 현장에 끌어와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학창시절에 실패와 도전이라는 값진 경험을 해보는 게 급변하는 미래와 직업 세계를 헤쳐나갈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