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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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 6055억달러 사상최대… 올해는 순탄치 않을듯

정부, 전년대비 5.5% 증가 / 6000억달러 돌파 세계서 7번째 / 무역액 1조1405억달러 최고실적 / 세계 제조업 경기·경제성장 둔화 / 작년 12월엔 마이너스로 돌아서…“올해 증가율 3%대로 떨어질듯”
한국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고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간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 업황이 수요 둔화로 꺾이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보호무역 흐름 강화,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정부는 새로운 수출시장 발굴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6055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1948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70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6000억달러 돌파는 2011년 5000억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이다. 지금까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가 6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다. 수입도 전년 대비 11.8% 증가한 535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무역액 역시 역대 최대인 1조1405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수입·무역액 모두 최고실적을 낸 가운데 무역수지는 705억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를 냈다. 세계 수출 순위는 2년 연속 6위를 지켰으며 세계 무역에서 우리 무역 비중은 역대 최대인 3.1%였다.

연간 전체로 보면 우수한 성적표가 분명한데 지난 한 달로 국한해서 보면 여기저기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48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이는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세계 교역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20.9%를 담당한 반도체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게 가장 우려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8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 2016년 9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산업부는 “대형 IT(정보기술)기업의 데이터 센터 투자 조정과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악재도 즐비하다. 세계 제조업 경기와 주요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이 맹추격해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6%대에서 올해 3.7%로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3.0%), 현대경제연구원(3.7%), 한국경제연구원(3.6%)도 비슷한 전망이다. 정부도 수출 증가율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3.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세계일보 신년 설문조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수출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고, 강명헌 단국대 교수는 “유일하게 괜찮은 게 수출인데 그마저 둔화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새해 첫 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국내 최대 수출관문인 부산신항을 찾아 수출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성 장관은 “수출 하방 리스크에 대응해 2년 연속 수출 6000억불을 달성할 수 있도록 통상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활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산업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본격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