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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34억원 vs 애국당 0원… 국고보조금 차이, 왜?

선관위, 최근 민주당 등 6개 정당에 평년 경상보조금 총 108억원 지급 / 똑같이 1석인데 민중당은 2억3000여만원 받은 반면 애국당은 0원, 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각 34억여원, 바른미래당 24억여원 … 대한애국당 0원.’

최근 각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중 경상보조금 내역이다. 원내에 한 석이라도 의석을 가진 정당은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록 한 명이지만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을 보유한 대한애국당은 단 한 푼의 보조금도 받지 못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의 정확한 원칙은 무엇일까.

◆5석 미만 소수정당도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1사분기 경상보조금 108억4305만원을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정당에 지급한 사실과 그 배분 내역을 22일 관보에 게재했다.

국가가 정당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크게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공직후보자 장애인추천보조금 4가지다.

이 가운데 경상보조금은 최근 실시한 국회의원 총선거의 유권자 총수에 보조금 계상단가(2019년 1031원)를 곱한 금액이다. 선거보조금도 산출 방식은 경상보조금과 같은데 다만 평년에 지급하는 경상보조금과 달리 공직선거가 있는 연도에만 지급한다는 점이 다르다.

2월22일자 관보에 게재된 올해 1사분기 정당별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 지급 내역. 행정안전부 제공
정당별 경상보조금 산출 방식은 이렇다. 우선 교섭단체(원내 20석 이상 의석 보유)를 구성한 정당에 총액의 50%를 균등 배분하고,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총액의 5%를 배분한다.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에서도 최근 선거의 득표수 비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정당은 총액의 2%를 배분한다.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은 모든 정당이 공직선거에 여성 후보를 적극 추천하라는 뜻에서, 또 공직후보자 장애인추천보조금은 공직선거에 장애인 후보를 많이 추천하는 정당에 인센티브를 줄 목적에서 각각 도입됐다.

◆선관위 "애국당, 보조금 용도 외 사용 적발"

이렇게 해서 책정된 올해 1사분기 정당별 경상보조금은 원내1당이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34억1660만8160원(31.5%), 원내2당이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34억149만6000원(31.4%), 그리고 바른미래당 24억7118만8230원(22.8%), 민주평화당 6억4176만160원(5.9%), 정의당 6억7403만6370원(6.2%), 민중당 2억3796만1490원(2.2%) 순서다.

앞서 밝힌 대로 애국당은 ‘0원’이다. 민중당의 경우 소속 의원이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 1명뿐으로 대한애국당과 같다. 그런데 민중당은 2억여원의 경상보조금을 챙긴 반면 대한애국당은 한 푼도 못 받았다. 왜일까.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소속 의원이 1명뿐인 대한애국당을 창당, 대표가 되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선관위는 “대한애국당의 경우 경상보조금 지급 대상인 것은 맞는다”고 확인했다. 이어 “다만 대한애국당은 국고보조금을 용도 외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돼 이번 배분에선 빠졌다”며 “2사분기 배분에는 대한애국당도 포함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당이 선관위에서 받는 국고보조금은 반드시 인건비, 정책개발비, 당원 교육비 등 법이 정한 용도로만 써야 한다. 하지만 일부 정당 및 정당원은 보조금을 엉뚱한 곳에 쓴 뒤 부정한 회계처리를 하곤 한다.

선관위에 따르면 2004∼2017년 국고보조금을 거짓으로 회계처리를 하거나 원래 목적과 맞지 않는 곳에 쓴 사례만 58건으로 집계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각 정당이 세부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다 보니 실제로는 유용이나 부정 사용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