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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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조국 수사 검사’ 고발… 여권 연일 檢 압박

‘피의사실 공표·비밀 누설’ 혐의 / 여권 檢 압박… 내부서도 ‘부적절’ / 野 “집권당이기를 포기” 규탄 / 檢, 曺 가족 증거인멸 정황 확인 / 조범동 구속만료… 3일 중 기소
조국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조 장관 친·인척 수사 담당 검사 및 검찰 관계자’를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여당이 수사 중인 검사를 검찰에 고발한 건 사상 초유의 사태다.

 

앞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4일 공보준칙 개정 시행 시기를 당정이 조정키로 한 것을 언급하면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훨씬 더 강화돼 진행되고 있다. 검찰의 심각한 위법 행위를 수정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에 대한 고발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 인사들이 ‘개혁’을 내세워 연일 검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창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를 고발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가운데)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논평 등을 통해 “집권당이기를 포기한 경거망동”이라고 규탄했다.

 

과거 최순실씨 등을 고발해 국정농단 사건을 촉발시킨 진보성향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감시센터는 고발장에 조 장관이 공직자윤리법 위반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죄를 저질렀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조 장관 가족 의혹에서 상당수 증거인멸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장관이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한 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도 배당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전반에서 증거인멸이 이뤄진 정황이 발견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서울 대검찰청 청사에서 구내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특히 핵심 의혹으로 거론되는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와 웅동학원 의혹 관련 조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의 별도 혐의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하며 “신속하게 해달라”고 재차 강조한 것과 관련, 조 장관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남우)에 배당했다.

 

검찰은 3일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조범동씨를 기소한다.

 

배민영·이귀전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