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英, 1일 EU와 결별… 기쁘지만은 않은듯 [뉴스 투데이]

총리실,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 / 2020년 말까지 전환기간… 큰 변화 없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기념하기 위해 미리 녹화한 대국민 연설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브렉시트를 앞두고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대국민 연설은 영국 국영방송인 BBC나 여타 방송사가 아닌 총리실 내부에서 촬영해 배포됐다. 당국이 주관한 공식 행사는 의회 앞에 영국기인 유니언잭을 걸고 총리실에서 카운트다운 조명을 준비한 것이 전부였다. EU 탈퇴가 현실화하자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전날 유럽의회의 모습처럼 영국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듯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협정 비준 동의안에 대한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협정을 비준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브렉시트 당일인 31일자 영국의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1면에 관련 소식을 다루며 각자 기조를 담은 제목을 붙였다. 텔레그래프와 더선, 스타 등은 각각 ‘끝이 아니라 시작’, ‘우리의 시간이 왔다’, ‘위대한 나라를 위한 역사적 순간’ 등 EU 탈퇴를 낙관했다. 반면 가디언과 디 아이는 ‘스몰 아일랜드’, ‘미지의 세계로(into the unknown) 도약’이라며 EU 탈퇴 이후 영국의 미래를 다소 부정적으로 봤다.

영국이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1일 오전 8시)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더라도 연말까지로 예정된 전환기간 동안에는 영국민과 EU 시민들 모두 큰 변화를 느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브렉시트 예정일 이후에도 영국은 EU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필요한 비용도 지불한다. 영국인은 여전히 유럽에서 항공, 선박, 기차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출입국 수속 시에도 EU 창구에 줄을 선다. 다만 73명의 영국 의원은 유럽의회 의원직을 곧바로 상실하고 영국 장관들은 EU 회의에 더 이상 참석할 수 없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