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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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련 시의원 “마스크 안 쓰면 벌금 300만원? 뒷북 대응”

입력 : 2020-05-07 10:02:59
수정 : 2020-05-07 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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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구시에 필요한 건 고압적 행정명령 아닌 심리방역”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대구는 아직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뒷북 행정’이란 비판이 나왔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안전’인데 권 시장이 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이란 이유에서 좀 당파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진련(사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시의회 의원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구시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 300만원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발동을 예고한 것에 대해 “시민들한테 강압적이고 고압적으로 보이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때가 아니고 심리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보여주기식 행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의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에선 이미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벌금 300만원을 물리느니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란 데 이 시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대구는 생활방역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자가격리하면서 고생을 해왔던 부분이 있다”며 “지금보다 더 강도를 높인다거나 행정명령을 발동해서 사람들을 위축하게 만든 다는 것은 시민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으로 뒷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데 사회적 약자를 볼모로 잡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공감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 시의원과 권 시장은 약간의 ‘악연’이 있다. 지난 3월26일 권 시장은 예산안을 논의하는 시의회에 출석해 약 1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예산안 처리를 지켜봤다. 이후 예산안이 통과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 시의원이 권 시장을 따라가며 긴급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놓고 항의했다. 긴급생계자금 지급을 4·15 총선 이후에 하겠다는 대구시 방침에 반발해 지급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계속 항의를 듣던 권 시장은 본회의장을 나간 직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권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0일 넘게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해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