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집값 상승률 관련해 “11% 올랐다”고 말한 것을 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민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24일 ‘대통령은 지금 당장 김현미 장관 교체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김 장관이 언급한 ‘부동산값 상승률 11%’가 의도적으로 낮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현 정부 들어 부동산값이 얼마나 급등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한국)감정원 통계로 11% 정도 올랐다”고 답했다.
김 장관이 밝힌 상승률 11%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2%보다 낮은 ‘전체 주택 상승률’로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지난 14일 공개질의 답변서를 통해 밝힌 정권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에 대해 이명박정부 9%, 박근혜정부 12%, 문재인정부 14%”라며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수치인지 알 수 없으나, 문재인정부 3년간 상승률이 14%라면 과거 정부 약 9년간 상승률인 2.7%에 비해 5배 가까이 높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최대한 낮은 수치를 앞세워 자신의 과실을 축소하려는 김 장관의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근거도 밝히지 못하는 통계로 계속해 국민을 기만하며 무책임한 태도까지 보이는 김 장관은 더는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또 경실련은 “김 장관은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와 2015년 규제 완화 정책을 집값 상승 원인이라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장관이 대정부질문에서 “집값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조치했지만,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 공급, 최저금리 지속으로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집값 상승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돌린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 장관은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이전 정부 때 (주택) 인허가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달 23일 KB주택가격 등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52%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국토부는 이튿날 감정원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인용해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4.2%라고 해명했고, 경실련은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며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거부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