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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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광주환경공단 공채 면접시험 공정성 논란

지난 6월 신규 직원 9명 선발
내부 입김 차단·투명성 강화 차원
면접위원 5명 중 3명 외부인사로
위촉 위원 1명, 공단이사장 친분
나머지 2명도 시청 직원 드러나

광주환경공단이 공단 이사장과 10년간 함께 재직했던 시민사회단체 간부를 직원채용 면접위원으로 위촉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광주환경공단과 광주시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지난 6월12일 2020년도 신규직원 공개채용(일반직) 최종합격자 9명을 발표했다. 행정 9급 1명과 기술 9급 8명(환경 2명·기계 5명·전기 1명) 등이다.

환경공단은 지난 6월11일 필기시험과 서류전형을 통과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면접시험을 봤다. 면접위원은 외부위원 3명과 환경공단 간부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시 산하 공사·공단 직원을 채용할 때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통합채용하고 있다. 필기시험 문제 출제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고 면접시험의 경우 외부 면접위원이 60% 이상 참여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했다.

이는 그동안 직원 채용 때마다 공사·공단의 내부 입김이 작용한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외부 면접위원 3명 가운데 1명이 김강열 환경공단 이사장과 같은 시민사회단체에서 10년간 함께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외부 면접위원 A씨는 지난해 김 이사장이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에 몸담았던 시민사회단체의 센터장으로 재직했다. 김 이사장이 해당 시민사회단체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다가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A씨는 센터장에서 상임이사가 됐으며 환경공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외부 면접위원 2명도 시청 직원으로 사실상 외부 위원으로 보기 어렵다. 면접위원 5명 모두 이사장이나 광주시와 관련 있는 인사들로 채워져 애초 기대했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외부 면접위원 60% 이상을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을 쥐고 있는 광주시는 김 이사장과 특수관계임을 알면서도 A씨를 위촉해 스스로 공정성을 해쳤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시에서 면접 당일 통보한 외부 면접위원 명단을 보고 A씨가 포함된 것을 알았다”며 “A씨를 면접위원에서 제척하거나 회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김 이사장과 함께 근무한 것은 맞지만 면접 전후로 한 차례도 김 이사장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필기시험 1등 응시생이 4개 직렬에서 모두 탈락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환경직의 경우 필기시험 꼴찌가 면접시험에서 1위를 차지해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명이 면접을 본 전기직도 필기시험 2등이 1등을 제치고 합격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면접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치러져 수험생의 개인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며 “면접위원 5명이 각자 점수를 매겨 부정의 소지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