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강인, 결국 이적 결심했나… 스페인 매체 “팀에 이적 요청”

어린 선수가 자신이 성장하고 데뷔한 팀을 떠나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출신'이라는 표식을 뗀 선수는 그야말로 프로세계의 냉정한 평가에 직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때로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용기를 내야한다.

 

기회에 목말라하던 스페인 라 리가 발렌시아의 이강인(19)이 마침내 용기를 내는 듯하다. 스페인 현지 매체 카데나세르는 1일 “이강인이 구단에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한 이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뒤 2018~2019시즌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에 성공했지만 이후 자신이 기대했던 만큼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8~19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11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총 24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선발로 나선 경기는 6경기에 불과했다. 문제는 올 시즌 팀이 리빌딩 과정에 들어섰음에도 여전히 출장기회가 주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카데나세르는 “이강인은 올 시즌 발렌시아 치른 11경기 중 9경기에 출전했고, 이중 선발 출전한 경기는 6경기다. 하지만, 단 1번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팀에서 가장 많은 3개의 도움을 기록한 것은 물론 나선 경기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음에도 안정적인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AT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는 팀이 0-1로 뒤져 추격이 절실함에도 끝내 벤치를 지켰다. 현지 언론에서는 하비 가르시아 발렌시아 감독의 이날 경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기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강인은 그동안 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재계약을 거부해왔다. 발렌시아 내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탓이다. 올 시즌 새로 들어선 가르시아 감독 체제에서 반전을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자 결국 이적을 결심한 모양새다.

 

발렌시아도 이제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만 하는 입장이다. 만 17세 때였던 2018년 4년 맺은 이강인의 현재 계약은 2022년 6월이면 만료된다.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발렌시아가 얻어낼 수 있는 이적료 액수는 계속 적어진다. 카데나세르도 “발렌시아 입장에서도 이강인의 이적료를 원하는 만큼 얻기 위해서는 올 겨울에 이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