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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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이강인 카드 또 만지작… '2명 퇴장' 졸전 끝 역전패

그라나다 선수들이 31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2020∼2021 라 리가 경기에서 발렌시아를 상대로 역전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그라나다 트위터 캡처

발렌시아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AT 마드리드, 빌바오에 이어 스페인 라 리가 우승 횟수 5위에 빛나는 명문으로 최근 이강인(19)의 활약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생겼다. 그러나 올 시즌 발렌시아의 행보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오프시즌 동안 구단주 피터 림을 둘러싼 수많은 구설수 속에 다수의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음에도 단 한명도 영입하지 않고 새 시즌을 시작했고, 전력 누수 속에 리그 하위권에 처져있다.

 

국내 팬들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전 시즌까지 팀을 이끌던 핵심 선수들이 대거 팀을 나갔음에도 이강인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탓이다. 레반테의 개막전에서 2도움을 올리는 등 나서는 경기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음에도 리그 10경기에서 불과 446분 출장에 그쳤다. 그 사이 이강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등 악재도 겹쳤다.

 

이런 발렌시아가 또 한 번의 졸전 끝에 결국 강등권 코앞까지 추락했다. 발렌시아는 31일 스페인 그라나다의 에스타디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치른 그라나다와의 2020~2021 스페인 라 리가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36분 케뱅 가메이로가 선제골을 만들며 기분 좋게 앞서나갔지만, 전반 종료 직전 그라나다 호베르트 케네지의 프리킥이 수비벽 맞고 굴절되면서 동점 골을 허용했다. 이후 후반 들어 2명이나 퇴장당하며 발렌시아는 자멸했다. 후반 25분 제이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고, 3분 뒤에는 곤살루 게드스가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아 이후 9명으로 맞서야 했다. 그라나다에서는 후반 31분 수비수 도밍구스 두아르트가 퇴장당하며 양팀 19명으로만 후반 막판 경기가 진행됐다.

 

결국, 한명이 더 적은 발렌시아가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43분 호르헤 몰리나에게 헤딩 결승 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냉정함을 찾아야만 하는 어려운 경기에서 선수들이 흥분해 오히려 경기를 그르쳤다.

 

국내 축구팬들도 다시 한 번 실망했다. 이강인이 또 한 번 벤치를 지켰기 때문이다. 후반 들어 골이 필요한 순간에도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일 바르셀로나와 정규리그 14라운드에서 후반 45분 교체 투입된 것이 이번 달 유일한 출전 기록이 됐다.

 

이로써 발렌시아는 최근 2연패를 포함해 정규리그에서 7경기째 무승(4무 3패)의 부진을 이어가며 시즌 성적 3승6무7패를 기록했다. 20개 팀 가운데 17위로 강등권인 18위 바야돌리드와 승점은 같은 채 골 득실에서만 앞서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