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으로부터 거액 출연료 의혹에 휩싸인 방송인 김어준씨가 정작 출연료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출연료 입금용 회사’를 차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정부·여당 편만 드는 편파 방송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는 특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의혹 제기에만 집중하는 편향성을 보여 오 시장 당선 이후 퇴출 압박을 받고 있다.
김씨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자신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수십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챙겼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1인 법인을 설립해 TBS에서 출연료를 받아 세금을 아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씨가 뉴스공장 회당 출연료로 TBS 제작비 지급 규정을 뛰어넘는 200만원을 계약서도 없이 받았으며, 2016년 9월 이후 지금까지 22억7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TBS는 김씨의 출연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 “민감한 개인정보라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부인하진 않고 있다.
이날 김씨는 ‘주식회사 김어준’이란 1인 법인으로 뉴스공장 출연료가 입금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금 신고를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두고 “방송 관련 어떤 사업을 구상하면서 설립한 회산데 사적인 이유로 사업을 안 하기로 했다”며 “중요한 건 불법 탈루나 최소한 편법적인 절세 시도가 있었냐는 것인데, 저는 출연료를 한 푼도 빠짐없이 종합소득세로 신고했으며 탈루 혹은 절세 시도가 1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불쾌한 어조로 “공직자도 아닌데 개인 계좌를 들추나. 오버들 하지 말라”며 “그 에너지로 ‘내곡동’이나 ‘엘시티’ 취재를 하시길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김씨의 출연료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 “김씨의 출연료는 서울시민의 세금에서 나온다. 시민은 혈세가 그에게 얼마나 주어지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김씨가 TBS에 정보 공개를 동의하거나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세금 지원 없이 유튜브에서 맘껏 떠들라”고 일갈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현재까지 27만명 이상이 참여해 답변기준(2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청원인은 “김씨는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며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고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