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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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2월 중 우크라에 군사행동 나설 수도”

美 국무부… “올림픽이 변수될 것”
블링컨 “러 요구사항에 양보 안 해
대화·공격 재개 모두 준비돼 있어”

美, 자국민들에 우크라 출국 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차량들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훈련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로스토프=AP연합뉴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중순 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달 초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얄타유럽전략회의(YES)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아마도 지금과 2월 중순 사이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모든 조짐을 분명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다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2월4일이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건 우리 모두 안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그 순간을 선택한다면 열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징 올림픽이 푸틴 대통령 결정의) 시점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방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해 서면 답변을 전달함에 따라 러시아 측 반응에 따라 사태 추이가 결정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전달한 문건에는 안보를 해치는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 등의 우려, 러시아가 제기한 우려에 대한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평가, 우리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우리의 자체 제안 등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국가들의 추가 나토가입 금지와 우크라이나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의 무기 배치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에 서면 답변을 전달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주요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협상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워싱턴=AP연합뉴스

블링컨 국무장관은 “공은 그들의 코트에 있다”면서 “그들이 외교와 대화의 길을 선택하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든 우리는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미국의 서면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 인근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현지 체류 자국민들에게 즉각적인 출국을 권고했다. 미 대사관은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자국민들에 대한 공지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안보 상황이 러시아의 높아진 군사행동 위협으로 계속 예측 불가능한 상태이며 예고 없이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