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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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휴가 마친 尹대통령, 24% 지지율 뜻 헤아려 국정 쇄신하라

보수층마저 이탈, 입지 더 좁아져
비상한 각오로 돌파구 마련 시급
李 대표는 한발 물러나 자숙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늘 업무에 복귀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서울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에 집중했다. 일주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윤 대통령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계속 30%대를 밑돈 지지율이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24%로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선 득표율(48.6%)의 절반밖에 안 되는 지지율이다. 잇단 인사 논란, 설익은 정책 추진에 본인의 정제 안 된 발언까지 겹쳐 중도층뿐만 아니라 보수층까지 이탈한 것이다. 애초부터 지역·이념적 정치 기반이 약했던 윤 대통령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형국이다.

 

여권 전체에 대한 쇄신 요구가 빗발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에게 다시 한번 분발을 촉구할 것”이라며 인책론에 거리를 뒀다. 당장 국민의 뜻을 헤아려 부족함을 채워나가도 부족한 마당에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24%를 민심의 중대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윤 대통령은 여당이든 정부든 대통령실이든 바꿀 수 있는 건 모두 바꾸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서둘러 바꾸지 않으면 더 강한 민심의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다.

 

내홍이 격화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도 34%로 현 정부 들어 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39%)에 역전됐다. 국민의힘은 내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안 및 비대위원장 임명의 건을 의결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에 ‘자동 해임’ 위기에 내몰린 이준석 대표는 전면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가처분 신청서 초안 마련에 착수했다. 현실적으로 당대표 복귀 가도는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명예회복을 기하겠다는 포석이지만, 당은 극도의 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여당 내분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듣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 수사 결과를 떠나 대표로서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 총체적 난국을 초래했다. 자신의 정치 깃발만 있었을 뿐 국정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고, 통합의 리더십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동안 자신을 엄호해주던 홍준표 대구시장,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모두 돌아선 배경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여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이 대표가 한발 물러나 자숙해야 한다. 감정을 앞세운 법적 대응으로 더 큰 혼란을 초래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