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동생 생사 하루빨리 알 수 있었으면…” [심층기획-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北 억류 김정욱 선교사 형 김정삼씨

“美는 北과 정상회담 전에 자국민 송환
국가가 얼마만큼 관심 갖느냐에 달려
정권 바뀌었으니 송환 이뤄지길 기대”

“동생의 생사를 하루빨리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 일이 잘 돼 석방과 송환도 이뤄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만 9년간 억류돼 있는 김정욱(59) 선교사의 형 김정삼(62·사진)씨는 동생의 생사마저 알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특히 북한과 수차례 대화 테이블에 앉았음에도 억류자 문제를 진척시키지 못한 문재인정부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씨는 지난 18일 세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 열린 2018년을 거론하며 “심적으로 기대와 희망을 봤던 시기”로 회상했다. 김씨는 “그해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날 유엔 산하 ‘비자발적 강제실종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다”며 “그곳에서 앞으로 8시간 후면 남북 정상이 만나니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고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속히 평화무드로 전환하는 것과 달리 동생의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김씨는 “(동생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시간만 길어지니 기대가 무너지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며 “미국은 정상회담 전에 자국민을 송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마중나와 맞아주지 않았나. 대통령이 얼마만큼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긴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8년 북·미 정상회담(6월12일)이 열리기 한 달 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방북해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를 본국으로 송환한 바 있다.

김씨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윤석열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북한이 문을 열고 대화에 임할 때 억류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북한도 (억류자 문제 해결에) 응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면, 민족 간에도 좋은 흐름이 생기지 않겠느냐”라며 “생사확인과 송환이 이뤄지길 기도하고 있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민들께서도 억류 기간이 10년에 이르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이 (동생을 위해) 애써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