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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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의 IRA 입장 변화 기대감 높인 해리스 부통령 방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어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세간의 관심은 한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쏠렸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85분간 이뤄진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IRA로 인한 한국 기업 차별 우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의 전향적인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법 집행 과정에서 잘 챙겨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립 서비스에 그쳐선 안 된다. 보다 진전된 해법 도출로 이어져야 한다.

앞서 윤 대통령 해외 순방 때 한·미 정상회담은 짧은 환담 수준에 그쳤다. 대통령실이 “IRA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는 하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리 만무하다. 당시 백악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번 해리스 방한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리스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한덕수 총리와 만나서도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생산 시작 전까지 ‘과도 기간’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법 집행 과정에서 잘 챙겨보겠다”는 해리스 발언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언급한 ‘과도 기간’은 현대차가 미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는 2025년까지 2년여의 기간을 뜻한다. 자연 IRA 법 적용에 유예기간을 둘지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 언론까지 미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 결정 이후 “여러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에 대해 한국인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계속된 정부 불만 표출의 성과다.

윤석열정부 앞에는 국내외 현안이 쌓여 있다.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 고물가에 따른 경기침체 위기, 핵무력을 법제화한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등 경제와 외교안보 곳곳이 지뢰밭이다. 무엇보다 IRA 갈등은 자칫 한·미동맹까지 흔들 소지가 다분하다. 해리스 부통령 방한 결과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IRA에 대한 미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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