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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자료’ 받은 유동규 “이재명한테 보고하겠다…돈 좀 만들어달라”

대장동 및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이 민간 이익 극대화를 위해 유착한 정황을 공소장에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장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언급도 나오지만 구체적인 역할은 적시되지 않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부패방지법 위반 사건 공소장에는 이들 사이의 유착관계가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공영개발에서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이해관계를 같이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을 공영으로 추진하려 했다. 이에 대장동 민간개발을 노리고 지주 작업을 했던 남욱 변호사나 정영학 회계사 등은 당시 대장동이 지역구인 최윤길 성남시의원을 통해 이재명 시장 측근인 유 전 본부장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공사 설립이 필요하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재명 시장은 2012년 2월 대장동 개발을 공영이 아닌 민관합동 방식으로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도시개발 관련 설명회에서 “공사를 설립해 주민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공사 설립에 찬성해달라고 호소한다.

 

2013년 2월 공사 설립 조례안이 성남시의회를 통과했고, 이후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사업은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 향후 공사에서 진행하는 리스크 없는 사업에 참여시켜 주고 돈이 필요하면 시공사와 연결해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나도 좀 커야 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컨트롤하려면 ‘총알’이 좀 필요하니 돈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로 말한다.

 

유 전 본부장은 또 남 변호사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계속하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의 재선이 중요하다”며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이재명 시장 재선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는 죽을 때까지 한 몸”이라며 “내년(2014년) 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을 어떻게 당선시킬 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라고도 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위례 개발 사업의 ‘동업’을 제안하며 수익성 검토 자료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자료를 출력해주면 이재명 시장님께 올라가 보고하겠다. 너희들이 위례 사업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사업 계획도 수립해 오면 성남시에서는 너희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겠으니 돈을 좀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공소장엔 이재명 대표의 이름이 18번 언급됐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재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 대표가 어느 정도 연관됐는지 또는 인지했는지 등은 담기지 않았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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