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최근 국제행사와 지역 관광명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잇달아 제작해 공개한 홍보영상물이 부실하거나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전북도는 홍보영상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자 이를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일부를 삭제 편집해 ‘갈팡질팡’하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진안군 관광 명소인 마이산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마이산 불빛과 어우러진 화려한 폴댄스(마이산 남부 야경)’라는 제목의 30초짜리 짧은 영상물을 제작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보름달을 배경으로 폴댄스를 하는 어린 소녀가 몸에 밀착된 폴 웨어를 입고 폴댄스를 추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상 말미에 폴댄스를 마친 소녀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면서 보름달에 ‘진안으로 놀러 와~’라는 문구가 표출되고 나서야 관광 홍보임을 직감케 했다.
이를 접한 이들 상당수는 “청정 자연환경이 으뜸인 마이산과 폴댄스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홍보에 미성년자를 선정적으로 이용한 게 아니느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건전한 스포츠를 활용한 홍보인데, 비판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영상은 전북도가 지난해 10월 10개 시·군 관광명소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물을 일제히 제작해 공개한 것 중 하나다. 영상에 등장하는 소녀는 전북 출신의 대표적 키즈 폴스포츠 선수로 2020년 서울 KPSA 한국폴스포츠 선수권대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군 영상물은 ‘전북으로 놀러와’라는 주제로 비보이 댄스(전주·익산), 무용(부안), 폴스포츠(진안), 사이클(익산) 등 스포츠를 스토리텔링화하고 감성적으로 제작해 관심도를 높이는데 주안을 뒀다고 전북도는 설명했다. 그런데도 선정성 논란이 일자 해당 영상물을 SNS, 유튜브 등에서 모두 삭제했다.
앞서 전북도는 지난 15일 SNS 등에 공개한 ‘2023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홍보 영상물로도 빈축을 샀다.
주된 내용은 40세가 될 때까지 이성 교제에서 빈번히 퇴짜를 맞은 ‘모태 솔로’ 남성이 어린 조카의 조언을 듣고 아·태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생활체육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이성과의 사랑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제와 구성, 내용이 어설퍼 국제대회 성격과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여자를 만나려면 운동을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의 지적이 일자 5시간여 만에 삭제한 뒤 다음날 해당 부분을 삭제 편집해 재공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논란이 된 영상물은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일제히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향후 제작하는 영상에 대해서도 사전 점검 등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