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뿔제비갈매기’(사진)가 새끼를 기를 때 ‘돌보미’를 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국립생태원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 번식생태 및 서식지 연구’에 따르면 여름 철새인 뿔제비갈매기는 전 세계에 113∼124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1937년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2000년 대만 마쭈섬에서 다시 발견됐고, 현재 대만 마쭈섬·펑후섬, 중국 주산섬·우즈산섬, 한국 육산도 등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2016∼2022년 육산도에 매년 뿔제비갈매기 5∼8마리가 찾아왔고, 이 중 1∼2쌍이 번식을 시도했다. 지난해 9월에는 2016년 이후 6번째 번식에 성공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산란과 육추(부화한 새끼를 돌보는 일) 과정에서 부모 새가 아닌 또 다른 새가 나타나 함께 알을 품고 새끼를 돌봤다는 것이다. 뿔제비갈매기는 한배에 알을 1개 낳아 27일 정도 품었는데, 이 중 15일 동안 돌보미 새도 알을 품었다. 돌보미 새가 알을 품은 시간은 총 472분으로, 아비새(258분)보다 200분 더 많았다. 태어난 새끼 새에게 밥을 먹일 때 급여 성공률도 돌보미 새(49.2%)가 아비새(40%)보다 높았다. 어미새의 경우 알을 품은 시간은 764분, 급여 성공률은 63%였다.
다만 다른 개체가 왜 부모 새를 돕는지, 뿔제비갈매기가 돌보미 새를 필요로 하는 이유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