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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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내서 안 먹히는 野 ‘오염수 선동’, 나라 밖에선 통하겠나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한 국제 여론전에 나선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는 어제 ‘국제연대 및 의원외교 순방의원단 출국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정의당, 시민사회는 더욱더 굳건한 국제연대를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총괄대책위 소속 이용선, 이수진 의원은 오늘부터 19일까지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우원식, 양이원영 의원 등은 내일부터 19일까지 영국 런던과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다. 19일 개최되는 유엔총회, 다음달 2일 열리는 제45차 런던협약과 제18차 런던의정서 총회에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조사보고관,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오염수 문제를 나라 밖으로 끌고 나가려는 건 국내 오염수 방류 반대 투쟁이 동력을 잃어서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주도하는 도심 장외집회는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3차 집회에는 2000명가량이 모였다고 한다. 3주 전 첫 집회의 7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백화점이나 수산시장에서의 수산물 소비는 오염수 방류 이후 외려 전년보다 증가하고 있다.

야당의 오염수 괴담과 선동이 먹혀들지 않는 건 학습효과 때문이다. 광우병·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을 거치면서 선동이나 괴담보다 과학을 신뢰하는 시민 의식이 성숙해진 것이다. 오염수 문제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고, 내년 총선용 이슈로 삼으려는 민주당의 얄팍한 술수에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다. 민주당이 국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오염수 방류 반대 투쟁이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국제적 망신을 살 뿐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내로남불 행태도 문제다.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 10여명이 지난달 30일 목포에 있는 한 횟집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식사 후 “참 맛있게 잘 먹었다”는 글씨를 써주기도 했다. 온갖 괴담을 퍼뜨리면서 수산물을 먹으면 당장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던 민주당 지도부가 한마디 설명도 없이 횟집에서 회식을 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수산업계 피해를 우려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산시장을 찾자 “세슘 우럭 너희나 먹으라”고 했던 민주당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