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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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우방 힘 모아 北·러 압박… 외교 시험대 오른 尹정부

尹 18일 뉴욕 유엔총회 참석
20일 기조 연설서 대응 촉구

北 무기 이미 우크라전 사용
푸틴, 김정은 방북 요청 수락

한·미·일 체제에 기반한 가치 외교를 지향해온 윤석열정부가 북·러 밀착으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며 외교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북·러 불법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효적 제재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 정부의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북·중·러 압박 외교에 나선다. 북·러가 재래식 무기와 첨단기술 거래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위반할 경우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러시아가 직접 유엔 체제를 흔드는 점에서 엄중한 사안임을 경고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지난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16일 러시아의 다른 두 도시를 방문해 군사 관련 시설을 둘러보며 군사적 밀착을 과시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러 군사교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적절한 분석과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한·미·일 안보실장은 이날 유선 협의를 갖고 북한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각종 국제 제재가 부과하고 있는 무기거래와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특히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고, 3국 안보실장은 북·러 동향파악과 대응 마련에 있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활동 계획을 밝히고, 상임이사국의 더 무거운 책임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이미 러시아에 제공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에 제공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됐던 것은 매우 오래전부터 저희가 확인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도 1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이미 북한으로부터 122·152㎜ 포탄과 그라드(GRAD) 다연장 로켓포를 받고 있다”며 “한 달 반 전에 합의가 이뤄져 이때부터 선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번 북·러 회담 이후 러시아의 첨단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경우 북핵 고도화로 이어져 역내 안보 위기가 더 커지게 된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3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와 위성 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들(북·러)이 무기거래를 진행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고, 우리는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며 미국과 국제사회 모두 북한에 대한 대응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현미·김예진·이지안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